전기공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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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시퀀스 도면 해독 및 전기 시퀀스 기호

 

 

 

1. 시퀀스 도면 해독의 3대 원칙

시퀀스 도면을 완벽하게 해독하기 위한 '3대 원칙'의 상세 분석입니다. 시퀀스 도면은 일종의 '전기적인 지도'이며, 이 3가지 원칙은 지도를 읽는 나침반과 같습니다. 각 원칙의 의미와 도면 분석 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제1원칙: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순차 흐름의 원칙)

전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도면 위에서는 철저하게 정해진 방향으로만 흐르도록 설계됩니다. 이 흐름을 제어하는 것이 시퀀스(Sequence, 순차)의 핵심입니다.

1) 종축(세로형) 도면의 흐름: 위 → 아래

  • 전원의 공급: 도면의 가장 최상단에는 주전원선(예: R, S, T상 또는 P, N극)이 지나갑니다.
  • 조건의 배치: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길목에 각종 스위치, 센서, 릴레이의 접점 등 '동작 조건'들이 배치됩니다.
  • 부하의 배치: 도면의 가장 최하단에는 전류가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부하(코일, 램프, 모터 등)'가 위치하며, 그 아래로 공통선(Common)이 연결되어 회로가 닫힙니다.

2) 횡축(가로형) 도면의 흐름: 왼쪽 → 오른쪽

  • 대형 플랜트나 복잡한 제어반 도면에서는 가로로 긴 형태를 취하기도 합니다. 이때는 왼쪽이 전원의 시작점(조건)이 되고, 오른쪽 끝이 최종 부하가 됩니다.

 

※ 실전 해독 팁

도면을 읽을 때는 마음속으로 전기를 하나의 '물줄기'라고 생각하세요. 위에서 물을 흘려보냈을 때, 중간에 있는 접점(밸브)들이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 확인하며 아래쪽 램프나 코일까지 물이 무사히 도달할 수 있는지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제2원칙: 초기 상태 기준 (De-energized 상태의 원칙)

시퀀스 도면에 그려진 모든 부품과 접점은 "전원이 인가되지 않고, 인간이나 기계가 아무런 조작도 하지 않은 평상시 상태"를 기준으로 그려집니다. 이를 '독(Read) 상태' 또는 '노멀(Normal) 상태'라고 합니다.

1) 접점의 기준 형태

  • A접점 (Normally Open): 평소에는 열려 있어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접점입니다. 도면에는 선이 떨어져 있거나 접촉자가 기둥의 오른쪽(세로선 기준) 또는 위쪽(가로선 기준)에 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 B접점 (Normally Closed): 평소에는 닫혀 있어서 전기를 통하게 하는 접점입니다. 도면에는 선이 붙어 있거나 접촉자가 기둥의 왼쪽(세로선 기준) 또는 아래쪽(가로선 기준)에 붙어 있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2) 기계적 접점의 기준 (리미트 스위치, 압력 스위치 등)

  • 예를 들어 공장 라인의 실린더가 끝까지 전진했을 때 눌리는 '리미트 스위치'가 있다면, 도면에는 실린더가 후진해 있어서 스위치가 아직 눌리지 않은 상태를 기준으로 접점이 그려집니다.

 

흔히 하는 실수 예방

"지금 모터가 돌고 있으니까 이 접점은 닫혀 있겠지?"라고 상상하며 도면 자체를 변형해서 읽으면 회로가 꼬입니다. 도면은 항상 '정지 상태'로 고정해 두고, "어떤 스위치를 누르면 → 어떤 코일이 살고 → 그 결과로 어떤 접점이 움직인다"라는 연속적인 인과관계로 뇌내 시뮬레이션을 돌려야 합니다.

 

제3원칙: 접속점(•) 유무의 원칙 (선로 연결의 원칙)

도면에서 수많은 전선이 복잡하게 교차할 때, 실제로 두 선이 전기적으로 연결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입체적으로 교차(점프)한 것인지를 구별하는 엄격한 약속입니다.

1) 점(•)이 있는 경우 (접속)

  • 두 개 이상의 전선이 만나는 교차점에 까만 점(•)이 찍혀 있다면, 이는 실제 제어반 내에서 전선이 서로 묶여서 전기가 분기되는 지점(조인트)임을 의미합니다. 단자대나 커넥터로 연결되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2) 점(•)이 없는 경우 (교차/절연)

  • 전선 두 개가 십자($+$) 모양으로 교차하고 있지만 점이 없다면, 두 선은 전혀 다른 신호선이며 서로 닿지 않고 지나가는 상태(절연)입니다. 도면의 공간적 한계 때문에 겹쳐 보이게 그린 것뿐입니다. (오래된 도면에서는 헷갈림을 방지하기 위해 둥글게 기어 넘어가는 기호 ∩ 를 쓰기도 했습니다.)

 

※ 실전 해독 팁

오작동이나 회로 점검(Troubleshooting)을 할 때 이 접속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테스터기를 대고 전압을 측정해야 할 '공통 묶음선(Common)'을 찾을 때 이 점들을 추적하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같은 전위(라인)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반드시 외워야 할 핵심 필수 기호 (심볼)

시퀀스 도면을 완벽하게 해독하고 현장에서 제어반을 문제없이 다루기 위해 반드시 외워야 할 핵심 필수 기호(심볼)의 상세 분석입니다. 도면의 기호는 크게 조작 접점(스위치), 제어 접점(릴레이 계통), 그리고 부하(출력 기기)의 3대 요소로 나뉩니다. 각 기호의 정식 명칭, 도면 기호, 그리고 현장 실무에서의 동작 특성을 정리했습니다.

1) 조작 접점 (수동 스위치 계통)

사람의 손으로 직접 조작하여 회로에 최초 신호를 주는 스위치들입니다.

① 푸시 버튼 스위치 (Push Button Switch: PB)

가장 기본이 되는 스위치로, 손으로 누르고 있는 동안만 접점 상태가 변하고 손을 떼면 스프링에 의해 자동으로 복귀(복원)합니다.

  • A접점 (NO): 평소에는 열려 있다가 누르면 닫힙니다. 주로 '기동(Start)용'으로 사용됩니다. 기호는 세로선 기준 오른쪽에 떨어져 있는 모양입니다.
  • B접점 (NC):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누르면 열립니다. 주로 회로를 차단하는 '정지(Stop)용'으로 사용됩니다. 기호는 세로선 기준 왼쪽에 붙어 있는 모양입니다.

② 셀렉터 스위치 (Selector Switch: SS)

로터리 방식으로 돌려서 선택하는 스위치입니다. 푸시 버튼과 달리 손을 떼어도 그 자리에 고정(유지)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 용도: 주로 '자동(Auto) / 수동(Manual)' 전환, 또는 '로컬(현장) / 원격(중앙)' 제어 모드를 선택할 때 사용됩니다. 도면에는 선택 방향에 따라 접점이 연결되는 경로가 점선 등으로 표시됩니다.

 

2) 제어 접점 (자동 접점 계통)

스위치처럼 사람이 누르는 것이 아니라, 코일에 전기가 들어오거나(여자) 특정 물리적 조건이 만족되면 자동으로 움직이는 접점들입니다.

① 릴레이(R, X) 및 전자접촉기(MC) 접점

코일이 자석이 되면서 자력에 의해 순식간에 착 달라붙는 접점입니다. 조작 스위치와 기호 모양이 다르므로 확실히 구별해야 합니다.

  • A접점 (NO): 평소에는 열려 있다가 코일이 살면 닫힙니다. (세로선 우측, 가로선 상단)
  • B접점 (NC):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코일이 살면 열립니다. (세로선 좌측, 가로선 하단)

② 타이머 접점 (Timer Contact: T)

시간 지연 특성을 가진 접점으로, 기호에 '삼각형(깃발 모양)'이 붙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삼각형의 방향이 동작의 성격을 나타냅니다.

  • 한시 동작 순시 복귀 A접점 (On-Delay): 코일에 전원이 들어온 후, 설정된 시간(예: 5초)이 지나야 접점이 닫힙니다. 반대로 전원이 꺼질 때는 즉시(순시) 원래대로 열립니다. 기호는 삼각형 산 모양(▲)이 오른쪽에 붙어 있습니다.
  • 한시 동작 순시 복귀 B접점: 전원이 들어오고 설정 시간이 지나면 열리고, 전원이 꺼지면 즉시 닫힙니다.

③ 열동형 과부하 계전기 접점 (Thermal Relay: THR 또는 OCR)

모터에 과전류가 흘러 열이 발생했을 때 모터를 보호하기 위해 회로를 차단하는 안전장치입니다.

  • B접점 (기본 배치): 평소에는 닫혀 있어 제어 회로에 전원을 공급하다가, 과부하가 감지되면 열려서 회로 전체를 차단합니다.
  • 특징: 기호 모양이 일반 접점과 달리 '수자 2 모양' 또는 '체크 마크' 형태의 바이메탈 기호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3) 부하 및 출력 계통 (최종 목적지)

전류가 흘러 들어가서 실제로 빛을 내거나, 소리를 내거나, 물리적인 자력을 발생시키는 도면의 최하단 요소들입니다. 주로 원형 또는 사각형 안에 알파벳 약어로 표현됩니다.

구분
도면 기호 부호
설명 및 역할
전자접촉기 코일
MC (Magnetic Contactor)
모터와 같은 대용량 부하의 주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구동 코일
제어 릴레이 코일
R, X, Ry (Relay)
신호의 증폭, 분기, 자기유지 등 제어 회로의 연산을 담당하는 코일
타이머 코일
T (Timer)
시간 차를 두고 회로를 작동시키기 위한 시간 계측 코일
녹색 표시등
GL (Green Lamp)
주로 모터 정지(Stop) 또는 안전 상태를 나타내는 램프
적색 표시등
RL (Red Lamp)
주로 모터 운전(Run) 또는 위험 고전압 인가 상태를 나타내는 램프
황색 표시등 / 부저
YL / BZ (Yellow Lamp / Buzzer)
THR 작동 등 회로에 이상(Fault)/경보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기기

 

 

3. 시퀀스의 꽃: 3대 핵심 기초 회로 해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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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퀀스 제어 도면에서 아무리 복잡하고 거대한 도면을 만나더라도, 결국 그 안을 쪼개어 보면 딱 3가지 기초 회로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3가지 회로가 어떻게 작동하고 왜 쓰이는지 그 인과관계를 철저하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자기유지 회로 (Self-Holding Circuit)

"한 번의 터치(펄스 신호)로 장치에 연속적인 생명을 불어넣는 회로"

사람이 푸시 버튼 스위치(PB)를 누르고 손을 떼면 스프링 때문에 버튼은 즉시 원래대로 열려버립니다. 하지만 우리가 선풍기나 모터를 켤 때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지는 않죠? 한 번만 툭 눌러도 동작을 지속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자기유지 회로입니다.

■ 도면 해독 및 흐름 분석

① 평상시 (초기 상태)

  • 상부 전원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길목에 기동 스위치 PB_ON(A접점)이 열려 있고, 옆에 나란히 병렬로 붙은 릴레이 접점 R(A접점)도 열려 있습니다. 전기가 통하지 않아 하단의 릴레이 코일 R은 잠들어(소자) 있습니다.

② 기동 순간 (PB_ON 누름)

  • 사람이 PB_ON을 누르는 순간 전기의 길이 열려 아래쪽 릴레이 코일 R에 전기가 공급(여자)됩니다.

③ 유지 순간 (접점의 연동)

  • 코일 R이 살아가자마자, 이 코일의 자력에 의해 위에 병렬로 연결되어 있던 자신의 A접점 R이 착! 하고 닫힙니다.

④ 손을 뗀 후 (자기유지 완성)

  • 이제 PB_ON 스위치에서 손을 떼어 버튼이 다시 열려도(OFF), 이미 닫혀버린 옆쪽 R 접점의 우회로를 통해 전기가 계속 아래로 흐르게 됩니다. "스스로(Self) 상태를 유지(Holding)"하게 된 것입니다.

⑤ 정지 (PB_OFF 누름)

  • 회로의 맨 윗길목에 직렬로 연결된 정지 버튼 PB_OFF(B접점)를 누르면 전기의 본류가 끊어집니다. 코일 R이 죽고(소자), 유지해주던 A접점 R도 다시 열리면서 회로가 초기 정지 상태로 돌아갑니다.

 

2) 인터록 회로 (Interlock Circuit)

"기계의 충돌과 단락(쇼트) 사고를 원천 차단하는 상호 잠금 회로"

모터의 정회전(우측 회전)과 역회전(좌측 회전)이 동시에 켜지면 어떻게 될까요? 3상 전원이 충돌하면서 엄청난 폭발(단락 사고)이 일어납니다. 엘리베이터가 상승하면서 동시에 하강하는 것도 불가능하겠죠. 이처럼 "A가 작동할 때는 B가 절대 작동하지 못하도록 락(Lock)을 거는 것"이 인터록입니다.

■ 도면 해독 및 흐름 분석

① 구조적 특징 (상대방의 B접점을 교차 배치)

  • 1번 정회전 코일(MC_F)로 가는 길목 중간에는 상대방인 2번의 B접점(MC_R)이 직렬로 끼어 있습니다.
  • 반대로 2번 역회전 코일(MC_R)로 가는 길목에는 1번의 B접점(MC_F)이 끼어 있습니다.

② 1번(정회전) 기동

  • 1번 버튼을 눌러 MC_F 코일이 켜지면, 2번 회로 실선 중간에 얌전히 닫혀 있던 B접점 MC_F가 번쩍 열려버립니다(OFF).

③ 방어 상태 (동시 동작 방지)

  • 이 상태에서 작업자가 실수로 2번(역회전) 버튼을 아무리 꾹꾹 눌러대도, 이미 길목에 있는 B접점 MC_F가 문을 활짝 열고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2번 코일 MC_R에는 전기가 절대 닿지 않습니다.

④ 전환 방법

  • 정지 버튼을 눌러 1번을 완전히 끈 후에야 B접점 MC_F가 다시 원래대로 닫히며(초기 상태), 비로소 2번을 켤 수 있게 됩니다.

 

3) 우선 회로 (Priority Circuit)

"복수의 신호가 들어왔을 때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결정하는 회로"

여러 개의 스위치가 존재할 때 제어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회로로, 현장 상황에 따라 크게 두 가지 패턴으로 나뉩니다.

① 선입 우선 회로 (First-Come, First-Served)

  • 개념: 먼저 누른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고, 그동안 나중에 누른 사람의 신호는 철저히 무시하는 회로입니다. (퀴즈 프로그램의 정답 버저 회로가 대표적입니다.)
  • 해독 원리: 인터록 회로의 기본 형태와 같습니다. A가 먼저 켜져서 상대방 길목의 B접점을 끊어버리면, B는 뒤늦게 스위치를 눌러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기존 동작을 보호해야 하는 설비에 주로 쓰입니다.

② 후입 우선 회로 (Last-Come, First-Served)

  • 개념: 나중에 들어온 신호가 기존에 돌고 있던 회로를 자동으로 끄고(리셋), 새로운 지령을 우선적으로 수행하는 회로입니다.
  • 해독 원리: 2번 기동 버튼을 누르는 동작 자체에 1번 회로를 끊어버리는 기계적 B접점이 연동되어 있습니다. 즉, 2번 버튼(A접점)을 누르는 순간 2번 버튼에 딸린 또 다른 접점(B접점)이 1번 회로의 전원을 강제로 차단하면서 자신이 기동합니다. 장치를 급하게 전환하거나 리셋해야 하는 조작반에 주로 적용됩니다.

 

 

4. 도면을 빠르게 읽는 실전 팁 (Speed-Reading)

① 주회로(Main)와 제어회로(Control) 분리하기

  • 도면의 왼쪽이나 윗부분에 굵은 선으로 그려진 주회로(모터, 차단기, 히터 등 대전력이 흐르는 곳)를 먼저 봅니다.
  • 그 후, 오른쪽에 가는 선으로 복잡하게 얽힌 제어회로(조작 버튼, 릴레이, 램프 등)를 분석합니다.

② 넘버링(Numbering) 매칭하기

  • 도면상에 MC-a, MC-b라고 적힌 접점들은 실제 제어판에 있는 MC라는 하나의 부품에 딸린 접점들입니다. 같은 이름을 가진 부품과 접점을 선으로 연결하듯 매칭하며 읽으세요.

③ 최종 목적지(부하)부터 거꾸로 추적하기

  • "이 램프(또는 모터)가 왜 켜졌지?" 싶을 때는 해당 램프에서부터 위로 전선을 타고 올라가며 어떤 접점(조건)들이 닫혀서 전기가 통하게 되었는지 역추적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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